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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 2주일] 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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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분당마태오성당 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0-04-18 12:09

    본문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이철수 스테파노 주임신부 


      교형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들어, 그동안 우리를 감염의 공포와 불안감에 빠지게 했던 코로나바이러스-19의 기세가 하루하루 꺾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여러 의료전문가의 온갖 노력과 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확진자의 숫자는 줄고 있고, 완치자의 숫자는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다행스럽고 감사할 일입니다. 이렇게 우리 앞의 난관을 극복해 내고, 머지않아 교형자매 여러분과 함께 주님의 성전에서 주님께 감사드리며 기쁘고 감격스러운 미사성제를 봉헌하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 20, 25)라는 단 한마디 말 때문에 교회 내에서 2,000년 이상을 불신의 사도로 좀 억울한 평가를 받는 예수님의 제자, 토마스 사도를 만나고 있습니다. 영어에서 의심 많은 사람이란 뜻을 지닌 관용어에 ‘a doubting Thomas’란 표현이 있을 정도로 오늘 복음의 토마스 사도는 불신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전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토마스 사도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은 불신의 사도였을까요? 결론은 그렇지 않습니다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비록 실수는 있었지만, 믿음의 사도요, 실행의 사도요, 증거의 사도였습니다.


       오래전 한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임용고시에 합격하고, 서울 변두리의 한 고등학교에 부임했습니다. 처음으로 고 3학생들의 담임을 맡았는데 60명 가까이 되는 반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 일이 너무나 힘겨웠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길에서 학부모 한 분을 만났습니다.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 이름을 말해 주었지만, 선생님은 그 학생이 누군지 정확히 기억해 내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가까스로 그 학생이 누구인지 생각해낸 선생님은 학부모에게 반갑게 말했습니다. “자녀분의 이번 시험 결과가 반에서 3등이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만 하면 앞으로 좋은 결실을 볼 거라 생각됩니다. 자녀분은 장래가 기대되는 학생입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학적부와 성적표를 다시 살펴본 선생님은 크게 당황했습니다. 다른 학생과 그 학생을 착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칭찬했던 학생은 반에서 중위권 정도의 성적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참으로 난처했습니다. 다음 시험의 성적표를 받아 볼 학부모는 크게 실망하고 심지어 화를 낼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실수 때문에 죄 없는 학생이 부모로부터 크게 곤욕을 치를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은, 학부모를 찾아가서 자신의 실수를 고백하고 사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학생을 우등생으로 키워 보기로 한 것입니다. 선생님은 자주 그 학생과의 상담을 통하여 학습 방법의 결함도 찾아보고, 학생의 긴장이 풀린 것 같으면 따로 불러서 격려도 했습니다. 그 한 학생의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급 전체의 다른 학생들의 맞춤형 학습지도도 가능해졌고 덕분에 그 선생님의 반 학생들의 성적이 모두 좋아져 많은 학생이 대학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처음 이름을 착각했던 학생도 원하는 대학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졸업식에 찾아온 그 학부모는 선생님의 손을 꼭 붙잡고 너무도 감사해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위한 선생님의 몰입과 집중이 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 학부모의 행동에 선생님은 속으로 말했습니다. ‘아버님! 사실은 그때 제가 착각을 했지 뭡니까?. 거짓말을 한 것처럼 된 저의 실수였지만, 저는 그 실수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서 그냥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따름입니다. 결코, 제가 훌륭해서가 아닙니다.’


       어떻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그런데 그 실수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실수와 실패에 좌절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저 변명만 하며 달아나려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실수와 실패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오히려 자신과 주변의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 냅니다. 그 변화와 발전의 기저에는 실수를 기회와 결실로 만들어보겠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간절한 바람과 적극적인 노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토마스 사도야말로 자신의 한 마디 실수를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요한 20, 28)이란 엄청난 신앙 고백으로 승화시키고, 그 신앙 고백을 삶으로 드러내신 분이셨습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을 완독(玩讀)하다 보면, 우리에게 다가오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과연 나는 토마스 사도가 그랬던 것처럼, 나 자신의 믿음을 확고하게 세우려고 단 한 번만이라도 고민하고 아파해 본 적이 있는가?’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어떤 분이셨습니까? 죽음의 위협이 도사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스승 예수님을 모든 제자가 뜯어말릴 때,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 16)라고 하면서 제자들을 독려했던 유일한 분이십니다. 다시 말해 그 누구보다 예수님을 사랑했고, 예수님의 죽음을 슬퍼했고, 예수님의 부활을 열망했던 분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토마스 사도의 말씀,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는 그 말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토마스 사도의 이 말 안에는 굳건한 믿음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모두가 부활하신 주님을 뵈었다는데 나만 주님을 못 만났다는 안타까움’, 또는 믿고 싶은데도 믿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고민과 목마름의 하소연이 들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도 토마스 사도처럼 자신의 신앙에 대하여 깊고 심각한 고민을 해보아야 합니다. 사실 하느님을 잘 믿지 못하는 것’, ‘굳은 믿음을 갖지 못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하여 전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무사고(無思考)’의 상태입니다. 내 신앙 상태에 대한 고민도 없고,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려는 의욕도 없이 그저 머물러 있는 것, 더는 뜨겁지도 않고, 불타오르지도 않고, 더 열렬한 믿음을 목말라하지도 않는 모습이야말로 우리 신앙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따라서 자기 믿음에 대해 늘 의문을 제기하고, 고민하고 아파하는 신앙인만이 토마스 사도처럼 뜨거운 가슴으로 예수님을 향해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요한 20, 28)이라고 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요한 묵시록 3장의 라오디케이아 신자들에게 보내는 말씀에서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묵시 3, 16)라고 경고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부활 제2주일은, 혹시라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들어 낸 이런저런 실수가 우리의 앞을 가로막더라도 크게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그것 모두가 나 자신과 이웃의 발전과 결실의 기회로 바뀔 수 있음을 강렬히 믿어야 합니다. 아울러 오늘 복음의 토마스 사도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란 외침은, 하느님은 절대로 우리의 입이나 눈이나 머릿속에 갇혀있는 관념의 하느님(God of Ideas)’이 아니시며, 우리가 세상을 이롭게 하려고 움직이는 여러 실천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시는 행동의 하느님(God of Action)’이시라는 분명한 사실을 깊이 깨닫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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